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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서울신문] 7.0 강진에 우리 집이 흔들…난 뭘 해야 할까 작성일 2017.11.23 조회수 94
대한민국 안전산업박람회
지난 15일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 지진이 발생하면서 안전에 대한 국민들 우려가 어느 때보다 커졌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의 안전 관련 기술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때마침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는 지진과 화재, 재난 등 국내 안전산업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대한민국 안전산업박람회’(15~17일)가 열렸다.

행정안전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경기도가 주최하는 안전산업박람회는 안전산업 활성화를 위해 2015년부터 해마다 열리는 국내 최대 안전산업 종합 전시회다.

올해도 26개 정부부처와 공공기관, 민간기업 490곳이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특히 이번에는 ‘국제도로교통박람회’와 ‘기상기후산업박람회’가 같은 장소에서 함께 열려 시너지를 더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공공기관 단체는 물론 학생과 일반인들이 박람회장을 가득 메웠다.
지난 15일 경기 고양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제3회 대한민국 안전산업박람회에서 관람객들이 갑작스럽게 지진이 발생할 때의 대처 방법을 체험하고 있다. 17일까지 열린 이 박람회에서 지진 관련 체험 공간에 관람객이 많이 몰렸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지난 15일 경기 고양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제3회 대한민국 안전산업박람회에서 관람객들이 갑작스럽게 지진이 발생할 때의 대처 방법을 체험하고 있다. 17일까지 열린 이 박람회에서 지진 관련 체험 공간에 관람객이 많이 몰렸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지진 여파로 생존배낭 등 큰 인기 

포항 지진 다음날로 전국이 어수선했던 지난 16일. 행사장 최고 인기 코너는 단연 지진체험이었다. 대한안전교육협회 부스에 마련된 ‘가상현실(VR) 지진체험’ 시뮬레이터에 사람들이 크게 몰렸다. 기자도 순서를 기다려 시뮬레이터에 올라 헤드기어를 착용하고 안전벨트를 맸다. 대한안전교육협회 관계자가 관람객들에게 “가상현실이 너무 어지러우면 눈을 감아 달라”고 당부했다. 곧바로 규모 7.0 수준의 대지진이 시작됐다. 바닥이 흔들리고 천장이 무너지더니 금세 집 안이 화염과 연기로 뒤덮였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발만 동동 구르는 시민도 가상현실에 등장하는 등 실제 지진 상황을 그대로 재현했다. 15일 지진 당시 포항 주민들이 느꼈을 공포와 혼란이 이런 것이 아니었나 싶었다. 지진체험을 한 대학생 정성윤(23)씨는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있듯 수도 없이 본 동영상보다 이번 체험 한 번이 훨씬 더 크게 와닿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경기 고양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제3회 대한민국 안전산업박람회 현장. 지난 15일 발생한 포항 지진 등의 여파로 각종 안전제품과 위기 상황별 체험 공간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사진은 가상현실(VR) 지진체험 공간.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경기 고양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제3회 대한민국 안전산업박람회 현장. 지난 15일 발생한 포항 지진 등의 여파로 각종 안전제품과 위기 상황별 체험 공간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사진은 가상현실(VR) 지진체험 공간.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경기도 재난안전본부와 영우산업 등이 설치한 지진체험 컨테이너에도 유치원생부터 노인 부부까지 다양한 이들이 찾아왔다. 컨테이너 내부를 실제 가정집으로 꾸민 뒤 이를 전후좌우로 흔들어 가상 지진 체험을 할 수 있게 설계됐다. 컨테이너에 들어간 관람객들은 지진이 나자 안내자의 지시에 따라 가스 밸브를 잠그고 전기를 차단했다. 방석으로 머리를 가리고 식탁 아래로 들어가 엎드렸다. 지진이 어느 정도 잠잠해지자 주변에서 떨어지는 물건이 없는지 확인하며 출입문 쪽으로 조심히 나갔다. 체험을 마치고 나온 주부 박정숙(49)씨는 “간단하고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간 연습을 하지 않아 익숙치 않았던 대피 요령을 몸으로 익히니 기분이 뿌듯했다”면서 “실제 지진이 오더라도 지금처럼 침착하게 대처하면 안전하게 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경기 고양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제3회 대한민국 안전산업박람회 현장. 지난 15일 발생한 포항 지진 등의 여파로 각종 안전제품과 위기 상황별 체험 공간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사진은 지진 등의 재난에 대비해 담요, 손전등 등이 구비된 재난대비 용품 세트.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경기 고양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제3회 대한민국 안전산업박람회 현장. 지난 15일 발생한 포항 지진 등의 여파로 각종 안전제품과 위기 상황별 체험 공간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사진은 지진 등의 재난에 대비해 담요, 손전등 등이 구비된 재난대비 용품 세트.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지진 대피용 생존배낭’도 큰 관심을 모았다. 생존배낭은 지진 등 대형재난이 발생해 전기와 가스, 통신 등이 모두 끊어진 뒤 구조기관이 잔해를 치워 가며 생존자를 구하는 데 필요한 기간인 3일(72시간) 정도를 혼자 버틸 수 있게 비상식량과 물, 손전등, 건전지, 성냥 등이 들어 있는 가방을 말한다. 생존배낭을 개발한 국민샵 관계자는 “지난해 9·12 경주 지진 뒤로 우리나라에서도 생존배낭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었다”고 소개했다.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경기 고양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제3회 대한민국 안전산업박람회 현장. 지난 15일 발생한 포항 지진 등의 여파로 각종 안전제품과 위기 상황별 체험 공간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사진은 박람회에 소개된 구명조끼 등 안전장비.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경기 고양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제3회 대한민국 안전산업박람회 현장. 지난 15일 발생한 포항 지진 등의 여파로 각종 안전제품과 위기 상황별 체험 공간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사진은 박람회에 소개된 구명조끼 등 안전장비.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대한민국 안전산업은 4차 산업으로 진화 중 

이날 박람회는 정보기술(IT)과 결합한 4차 산업혁명의 경연장이었다. 박람회 대표 슬로건인 ‘안전선진국 도약, 안전산업의 미래’답게 첨단 IT 기술을 도입한 안전 전문 기업들이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 등을 융합한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대거 선보였다.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경기 고양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제3회 대한민국 안전산업박람회 현장. 지난 15일 발생한 포항 지진 등의 여파로 각종 안전제품과 위기 상황별 체험 공간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사진은 소화기 체험을 하고 있는 어린이.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경기 고양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제3회 대한민국 안전산업박람회 현장. 지난 15일 발생한 포항 지진 등의 여파로 각종 안전제품과 위기 상황별 체험 공간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사진은 소화기 체험을 하고 있는 어린이.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가상현실 전문업체 ‘엠라인스튜디오’ 부스를 찾아가 건설현장 추락사고를 경험했다. 머리에 가상현실용 헤드기어를 쓰니 기자는 어느새 서울의 한 고층건물 건설현장에 서 있었다. 가상현실 속에서 장갑을 끼고 건설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층으로 향했다. 그러다 갑자기 현장 가설물이 와르르 무너지며 몸이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졌다. 실제와 너무도 똑같다 보니 떨어지면서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경기 고양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제3회 대한민국 안전산업박람회 현장. 지난 15일 발생한 포항 지진 등의 여파로 각종 안전제품과 위기 상황별 체험 공간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사진은 위험한 산업 현장에서 노동자의 안전을 도와줄 드론.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경기 고양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제3회 대한민국 안전산업박람회 현장. 지난 15일 발생한 포항 지진 등의 여파로 각종 안전제품과 위기 상황별 체험 공간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사진은 위험한 산업 현장에서 노동자의 안전을 도와줄 드론.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정신을 추스른 뒤 용접 및 감전 체험에 도전했다. 용접 시간이 길어지자 용접봉을 들고 있던 손이 실제로 뜨거워졌다. 건설용 전기제품이 물에 닿자 손에 찌릿하게 전기 자극도 왔다. 김윤필 엠라인스튜디오 이사는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추락, 감전 등 안전사고 체험을 이제 IT의 도움으로 할 수 있게 됐다”면서 “건설 관련 대기업을 중심으로 맞춤형 사고 체험 제품 개발 의뢰가 많이 들어온다”고 밝혔다.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경기 고양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제3회 대한민국 안전산업박람회 현장. 지난 15일 발생한 포항 지진 등의 여파로 각종 안전제품과 위기 상황별 체험 공간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사진은 음주운전 시뮬레이터.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경기 고양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제3회 대한민국 안전산업박람회 현장. 지난 15일 발생한 포항 지진 등의 여파로 각종 안전제품과 위기 상황별 체험 공간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사진은 음주운전 시뮬레이터.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이 밖에도 쿠도커뮤니케이션은 차세대 지능형 영상감지 시스템 ‘인텔리빅스’를 선보였다. 카메라와 비디오에 입력된 영상에서 움직임이 있는 물체를 감지, 추적, 분류해 정체를 확인하는 장치다. 코너스의 ‘스마트 안전 에이전트 스테이션’은 사물인터넷 기술을 적용해 안전사고 발생 시 최적의 대피 경로를 찾아 줘 호평받았다. 기기에 탑재된 온도·연기센서를 통해 대피 경로상 위험 여부를 감지하고 이를 무선 통신망으로 전송한다. 최대한 많은 사람이 동시에 대피할 수 있는 경로와 이동 시간이 가장 빠른 경로 등을 스스로 찾아낼 수 있다.
 
 

# 세계 안전산업 10년 새 두 배 성장 예상 

이번 박람회 현장에서도 알 수 있듯 안전산업은 4차 산업혁명과 맞물려 전 세계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안전도 돈이 되는’ 시대가 됐다. 

최근 산업연구원이 내놓은 ‘안전산업의 경쟁력 평가와 과제’에 따르면 세계 안전산업 시장 규모는 연평균 6.7%씩 성장해 2013년 2809억 달러(약 309조원)에서 2023년 5300억 달러(약 583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기후변화 등으로 자연재해 인명피해 건수가 해마다 늘고 있고 피해 범위도 커지고 있어 안전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자연재해가 잦은 일본의 경우 지진과 해일 예방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재난예측과 내진설계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다. 미국은 9·11 사태 뒤로 대테러 방지와 항공보안, 국토안보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 등 후발 주자들도 자체 산업화를 위해 정책적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안전산업 원천기술은 대부분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이 갖고 있다. 하지만 개발도상국에서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워 적정기술을 적용한 저가 제품으로 시장을 잠식해 가고 있다. 현재 안전산업 시장 양대 강국은 서유럽과 중국이다. 두 곳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각각 25.2%와 19.5%로 전체 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특히 중국은 2018∼2023년 안전산업 성장률이 연평균 12%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중국의 임산부용 전자파 차단복 하나만 봐도 연간 1000만벌 이상이 팔리며 7억 달러(약 7700억원)가 넘는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서둘러 경제 재도약에 나서야 하는 우리에게는 그야말로 기회가 아닐 수 없다.

# 정부 “산업재해 왕국 오명 씻어라” 

우리나라도 ‘산업재해 왕국’이라는 오명을 벗고 국가 성장의 신성장동력을 찾고자 안전산업 육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패션이나 대중문화뿐 아니라 안전산업 분야에서도 ‘한류’를 이끌어내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우리나라 안전산업은 세계 최고 수준인 IT와 결합해 충분한 잠재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15일 안전산업박람회 개막식에서 “안전산업 육성을 위해 향후 5년간 3조 7000억원을 투자하고 내년에는 첨단기술을 활용한 재난안전 핵심기술 개발에 힘쓰겠다”고 선언했다. 또 “국내 안전산업은 6.3%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으며 9600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민간 기업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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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개막식 뒤 가진 토크콘서트에서 “안전산업은 블루오션(신성장시장)으로 충분히 도전할 가치가 있다”면서 “청년들이 높은 성공 가능성을 품고 있는 안전 산업에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박광순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안전한 대한민국은 문재인 정부의 4대 비전, 12대 약속 가운데 하나인 만큼 이를 달성하려면 안전산업 육성을 위한 체계적 조직과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2017-11-18 14면
[출처: 서울신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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